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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산회원도서관 작성일21-10-26 14:34 조회2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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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삶

  • 저자 이금이
  • 출판사 문학동네

《너도 하늘말나리야》, 《유진과 유진》,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등으로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사에 족적을 남겨 온 이금이의 장편소설 『허구의 삶』. 퇴고에만 수년이 걸린 이 작품은 저자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작품이다. ‘상만'과 ‘허구', 상반돼 보이는 두 사람의 전 생애를 그리면서 평행세계로의 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접목시킨 이 소설은 삶과 죽음, 허구와 진실, 과거와 현재,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오가는 긴장감 있는 구성으로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1988년. 고등학생인 ‘상만’은 쌀가게를 하는 외삼촌네에서 더부살이하는 신세다. 힘들 때 기댈 가족도 없이 쌀 배달을 하면서 틈틈이 공부해야 하는 그에겐 속을 털어놓을 친구의 존재도 사치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허구’가 전학 오기 전까지는. 허구는 으리으리한 이층집에 살면서 엄마 아빠의 차고 넘치는 사랑을 귀찮게만 여기고, 학교에선 사실인지 허풍인지 모를 온갖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친구들에게 돈을 펑펑 써 대는 아이다. 상만은 접점이라곤 없는 허구와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지면서 완고했던 삶에도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풍족해 TV 드라마 같던 허구의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차츰 익숙해지고, 허구 부모님의 사랑을 나눠 받으며, 허구의 방에서 허구의 책상에 앉아 허구의 참고서를 써 가며 공부하게 된 것이다. 급기야 상만은 허구가 노트에 써 놓은 글 ‘여행자 K’에 제 이름을 붙여 공모전에 내고 상을 받기에 이른다. 허구가 평행세계로 여행할 수 있는 ‘여행자’라는 글도 ‘뻥쟁이 허구가 지어낸 이야기겠지.’ 하며 가볍게 넘길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경일고등학교 반창회 밴드에 ‘초대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다. 닉네임 ‘여행자’가 쓴 초대장은 허구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장이었으며, 글을 올린 이는 다름 아닌 상만이었다. 30년 동안 상만과 허구 두 사람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허구를 만나며 어지럽게 엉켜 버린 상만의 삶과, 누구도 알지 못했던 비밀을 짊어지고 살아온 허구의 진실이 펼쳐지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