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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콩 그림책 11권. 사과나무 그늘 밑, 장미 정원에서 한 소녀가 태어났다. 정원이 소녀에게 어떤 색이 좋은지 물었다. “장미색?” 소녀는 덩굴장미를 피해 달아나며 말했다. “아니야. 절대 아니야!” 소녀는 정원의 꽃들 사이로 자신의 색을 찾아 떠났다.

정원에 사는 친구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로 소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라넌큘러스, 해바라기, 국화, 아티초크, 엉겅퀴, 양귀비, 달리아… 소녀는 꽃들 사이를 산책하면서 아름다운 색과 향기를 번갈아가며 만난다. 소녀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을 찾을 수 있을까?

두꺼운 리놀륨 판을 조각도와 끌로 깎아 내는 리노컷 기법으로 완성한 이 그림책은 24 x 32cm의 큰 판형이다. 꽃의 아름다움과 웅장함, 섬세함과 정교함을 흠뻑 감상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은 색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더불어 부드러움, 담대함, 따뜻함, 날카로움, 공포와 어둠,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감각적인 주제들을 꽃을 통해 매우 시각적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