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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산회원도서관 작성일18-12-29 15:21 조회2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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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대화

  • 저자 함기석
  • 출판사 난다
시의, 시에 의한, 시를 위한, 시인 함기석의 시산문이자 산문시 208편!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임과 동시에, 우리 동시와 동화에 있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약 속에 있는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을 펴낸다. 『고독한 대화』라는 이 책의 부제는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으로 시인임과 동시에, 수학전공자인 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모음이다. 詩散文. 말마따나 시이면서 산문이고 산문이면서 시가 되는 글의 모음을 함기석 시인의 책을 정의하는 말로 한번 붙여보았다. 읽는 이에 따라 누군가는 시로 읽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산문으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 뒤섞인 이름이 쫒고 있는 그 최종 목적지에 등 돌리고 선 그 존재는 바로 ‘시’이기에 쉽게 ‘시론’으로 수렴해볼 수도 있는 책이라 하겠다.

총 20부로 나누어 전개되는 이 시산문은 총 208개의 독립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책장을 넘기기에 앞서 목차를 훑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라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이 208가지나 된다는 얘기다. 제목만 보자면 쉬운 시의 먹을거리도 있음직하지만 제목으로 봤을 때 도통 그 조리법이 예상되지 않는 시의 먹을거리도 있어 보인다. 그러니까 시를 가르칠 목적으로 살아온 시인이 아니고 시를 살아낼 목적으로 살아온 시인이기에 가능했던 시라는 먹을거리의 메뉴판. 그러므로 이 책은 차례대로 첫 장부터 읽어나가기보다 내 먹고픈 대로 내 읽고픈 대로 골라서 마구잡이식 독서를 해도 무방하리라. 시라는 건 그런 거니까, 시라는 건 더더욱 그럴 테니까.

누구보다 정확한 문장을 쓰기로 유명한 함기석 시인은 사유의 정확함과 치밀함으로도 단연 손에 꼽힌다. 복잡다단하게 전개되는 시의 그물망 어느 한 곳도 터지거나 느슨한 구멍이 없다. 그 촘촘함으로 그 쫀쫀함으로 그 엄격한 긴장으로 읽어나가기에 혹여 무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하루 한 편의 시를 읽는다는 마음이면 어떨까. 하루 한 편의 산문을 읽는다는 마음이면 어떨까. 하루 한 편의 시론을 읽는다는 마음이면 어떨까. 그리하여 하루 한 번 아주 잠시 시를 마음에 새긴다는 다짐이면 어떨까.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 『고독한 대화』는 시에 관한 이야기를 정신없이 뿌려대는 재미 속에 있다. 막힘이 없고 갇힘이 없다. 가르침이 아니라 놀이의 전이다. 그 어떤 페이지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기에 문장은 정확하고 사유는 폐부를 찌른다. 시의 새 얼굴, 시의 새바람, 시의 새 팔짱. 시를 통해 시의 새로움을 재발견하고 싶다면, 그리하여 시의 신통방통한 놀이터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이 바로 그 한 예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