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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직장인독서회
문화행사

9월 정기모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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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홍진 작성일14-09-04 19:40 조회1,7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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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9월 화수분독서회 모임안내 ≫  1. 일 시 : 2014. 9. 14 (일) 오후2시  2. 장 소 : 창원 의창도서관 4층 다목적 홀  3. 토론도서 : "사람보는 눈 " /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3년 10월 30일 출간 ================================================================== .토론 진행 : 김보곤 회원님 동양화보다는 서양화를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고등학교 때에도 동양예술사 보다는 서양미술사 쪽으로 야수파, 인상파 등등 계보를 외우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그림보는 눈'을 통하여 조선시대의 인물화를 중심으로 한 우리 선조들의 생각과 삶의 자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무더위가 물러간 뒤 풍성한 한가위 이후에 행복한 모습으로 만나뵙겠습니다.~ <아래의 글은 교보문고의 서평중 일부를 옮긴것입니다.> 사람 보는 눈이 있는가, 그림 보는 맛을 아는가 그림 속 옛 사람의 본새까지 읽는 손철주의 안목! 해박한 식견과 유쾌한 입담, 저만의 해석과 문체로 그림,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옛 그림을 소개하는데 탁월한 멋을 보여주는 손철주는 많은 독자들이 찾는 미술평론가이자 명강사이다. 구성진 글맛, 세련된 말맛으로 소문난 그가 새로 출간하는 『사람 보는 눈』은 사람이 나오는 우리 옛 그림을 골라 소개하는 책이다. 여기에는 “일하는 사람과 노는 사람, 꽃을 보는 사람과 글을 읽는 사람, 숲을 걷는 사람과 물에 가는 사람 들이 그림 속에 등장한다. 생애 한 순간의 틀거지가 화가의 붓에 붙들린 초상 속의 인물도 여럿 나온다.” 옛 사람들의 생김새와 매무새, 차림새와 모양새로부터 그 품새와 본새의 알짬을 읽어내는 저자의 눈썰미가 남다르고 흥겹다. 맵시 있는 손철주의 글발은 꾸밈새와 짜임새가 단단하고 은성하여 책의 부제처럼 자랑할 만한데, 그림 속 사람의 낌새와 그림 밖 사람의 추임새까지 읽어내는 안목을 오늘날 몇이나 가지고 있을까. 올가을 『사람 보는 눈』을 읽고 ‘그림 보는 눈’을 밝혀 ‘세상 사는 맛’을 도탑게 해보자. ■ 사람 보는 눈 -사람을 그린 우리 옛 그림, 사람 보는 법을 그리다 미술평론가 손철주는 『사람 보는 눈』 서문(앞서는 글)에서 ‘더 나은 그림’ 이 왜 감동을 주는지 문답한다. “만든 것(그림)이 어떻게 감동을 주나요?” 그는 답한다. “생긴 듯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는 ‘근사한’ 묘사를 말하는 것이 아닐 테다. 본문에 좀더 자세한 설명이 붙는다. 사람을 그린 옛 그림들을 한 데 모아놓은 이 책에서 눈길을 붙잡는 것은 이처럼 거죽(생김새)과 꾸민 티(매무새)에 인물의 풍상과 속내까지 배게 그려낸 초상화의 힘, 즉 ‘본질을 잡아내는 사람 보는 눈’의 탁월함이다. 그러한 초상화를 읽어내는 저자의 ‘그림 보는 눈’도 되우 원숙하다. 가령 《운낭자 상》에서 당코 저고리의 동정과 치마 끝에 살포시 내민 흰 버선발을 주목하거나(20쪽), 《송인명 초상》의 뻐드렁니에서 포용력을 읽어내거나(65쪽), 《이하응 초상》에서 칼집에서 뺀 칼에서 대원군의 서슬을 읽거나(78쪽), 《심득경 초상》의 붉은 입술에서 그린 이의 애통함을 읽거나(102쪽), 《임매 초상》 에서 ‘캐캐묵은 사람’의 심지를 읽어내거나(109쪽), 《정몽주 초상》에서 사마귀를 통해 인물의 체취를 붙들거나(111쪽), 《황현 초상》의 사시를 여기저기 다 보는 겹눈으로 읽어내는 등(129쪽) 인물의 존재감을 쏙 잡아채는 손철주의 심안(心眼)은 꽤나 실감을 준다. ■ 그림 보는 맛 -옛 그림 속 차림새와 꾸밈새… 그림 보는 눈이 확 뜨인다 이 책에는 모두 85편의 그림을 실었는데, 그중 70여 편이 사람이 등장하는 인물화다. 인물과 더불어 어떤 소재를 다루느냐에 따라 산수 인물화, 고사(故事) 인물화, 풍속 인물화, 신선이나 초월의 세계를 그린 도석(道釋) 인물화 등으로 나뉘는데, 그 중 인물화의 백미는 단연 초상화로 친다. 1부 「같아도 삶 달라도 삶」은 여인 초상화를 중심으로 고사 인물화와 도석 인물화를 주로 소개하였다. 어여쁘게 치장한 여인네, 교양이 풍기는 책 읽는 부인, 야무지게 입을 오므린 근엄한 사대부 여인, 조신하고 당당한 스물세 살 여인의 심지가 아련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그리다 만 듯 쓱쓱 그은 붓질로 표현한 《삿갓 쓴 사람》, 서늘하고도 맑은 신선과 검선(劍仙), 승려의 그림들은 ‘덜 그려도 다 그린 그림’들의 단순하고 담백한 경지를 보여준다. 2부 「마음을 빼닮은 얼굴」에 등장하는 23편의 초상화들은 오래가는 초상의 힘이 무언지 일러준다. 대상의 생생한 주름과 섬세한 의복은 물론 인물의 허풍과 겸양, 고집과 기골, 매운 눈초리와 무거운 입술, 꼿꼿한 차림과 생색내는 장식 등까지 꼼꼼하게 묘사한 조선의 초상화들은 ‘얼굴은 마음을 닮고, 사람의 일은 얼굴에 새겨진다’는 것을, 즉 ‘실존이 본질이 되는’ 우리 그림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를 찬찬히 읽어내는 손철주의 ‘그림 보는 눈’은 덩달아 독자의 그림 읽는 눈을 밝혀준다. 3부 「든 자리와 난 자리」는 풍속 인물화의 세계를 보여준다. 주요 화가는 단연 김홍도와 신윤복이다. 단원의 풍속화들은 정겹고 따습고, 혜원의 음심 품은 그림들은 정답고 뜨겁다. 조영석의 《말 징 박기》나 《장기놀이》 같은 풍속 소묘들은 소박하고 편안하다. 여기서는 사람살이의 잔정과 설움이 비쳐 그립기도 하고, 늙은 음심과 젊은 난봉기질이 야릇하여 망측하기도 하다. 4부 「있거나 없거나 풍경」은 산수 인물화 몇 점과, 인기척이 없는(사람이 나오지 않는) 그림 10여 편을 담았다. 친숙한 산수 인물화 또한 우리네 소망과 낭만을 담은 심상인데, 흐르는 강물과 가을 달빛, 온 산의 홍엽과 적막한 겨울 풍경을 보고 ‘가슴에 멍든 이 누굴까’ 묻는 지은이의 설움이 낯설지 않다. 그러니 꽃, 포도, 원숭이, 닭, 기러기 그림이 사람 마음 그린 그림임을 쉬이 알겠다. ■ 세상 사는 멋 -‘오늘 사람은 옛 달을 보지 못해도/ 오늘 달은 일찍이 옛 사람을 비추었지’ ‘버들가지 물오른 봄날’에서 시작해 ‘한 해가 오갈 때 보는 그림’으로 여닫는 『사람 보는 눈』은 시절의 오고감만큼이나 보편적인 삶의 그리움을 담은 책이다. 여기에는 옛 사람들의 얼굴과 차림새, 옛 풍속과 정취, 우리네 언어와 사연, 조상의 뜻과 마음씨가 들어 있다. 지은이는 사대부의 체통과 여인네의 은근함, 행상의 남루한 밥벌이와 노는 이들의 느긋함, 기생의 수작과 은사의 고독에서 우리네 오래된 정한을 읽는다. 그림 보는 까닭이 조용한 즐거움과 따스운 위로를 찾아서라면, 이 책은 요즘처럼 ‘내남없이 엉덩이 가볍고, 입살 세고, 들고나기 바쁘고, 도무지 깨달음을 얻기가 어렵게 생겨먹은 번다한 시절’에서 발을 빼 쉬어갈 만한 《죽로지실》(261쪽)과도 같은 미술관이다. ■ 맘껏 찰진 글 -손철주의 살가운 문장을 또 얼마큼 기다려야 할까 이 넉넉한 책의 빼어난 재미는 역시나 손철주의 글 무늬에서 비롯된다. ‘우리 시대 문체주의자이자 스타일리스트’이기도 한 그의 문체는 이 책에서 더욱 절창이다. 나긋하고 느긋한, 때로는 넘실대고 때로는 단호한 그의 짧은 문장은 당송 시대 한시로부터 오늘날 아이돌 그룹의 은어까지 박물학자와도 같은 전거,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를 맛나게 구사하여 풍성하고 구성지게 읽힌다. 빠르지 않은 탈것과도 같은 운율감, 여러 세대의 언어가 튀지 않게 스민 구어체, 적절한 영탄과 유쾌한 익살은 다양한 연령의 독자와 공감대를 이루는 글쓰기로 손꼽히는 저자의 특장이다. 가령 아래처럼 손철주의 깨끔하여 군더더기 없는 단문은 읽기에도 좋고, 특히 입말로 소리 내어 읽을 때 단아한 문체와 정서는 흥을 더한다. 『사람 보는 눈』을 읽고 말 그대로 곁사람들을 다정히 쳐다볼 일이다.